첫날부터 택시가 펑크나고 냄새나고 습한 날씨때문에 과연 여기서 내가 두달을 여행할 수 있을까 생각부터 들었다.
일단 떨어졌고 둘째날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식당이 있는 여행자호텔 옥상으로 향했다.
맵기만 한 김치 한조각과 신라면을 목구멍에 넣을 수록 한국생각과 곧 다가올 군입대만 떠올랐다.

이런건 안판다 물론.ㅋ


그래도 한국음식을 먹고 나니 움직일 기분이 좀 든다. 좀 물어보고 싶은데, 주인장 아저씨는 몸서리게 바쁘고 뒷쪽엔 어제 비행기에서 눈인사했던 사람들이 눈만 껌뻑거리고 있었다.

"아 북인도 기신다고 했었지...."

내 첫루트는 간단했다. 뭄바이, 켈커타, 바라나시만 다녀오면 된다는 생각.
그래서 제일 거리가 멀고 아래로 빠지는 뭄바이-> 켈커타 -> 바라나시 순으로 가는게 다였다. 갑자기 떠난 배낭여행이라 사전조사도 빠삭하게 하지 못한탓이 컸다.

여름엔 윗쪽으로 가는게, 덥지도 않고 좋다고 별계획 없으면 같이 가자고 한다.
뭐, 사람 찾기도 힘들고....따라 나섰다.

저녁에 미리 익힐겸 밥이나 먹자고 얘길하고 헤어졌다.

하루 살아봤더니 인도여행에서 제일 필요한건....
샴푸와 린스, 로션이었다.

생각해보면 다른 동네 수질은 이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델리는 유독(빠하르간지) 물이 너무 더려웠다.

샴푸로만 머릴 감으면 수세미처럼 빠빳해지기 일쑤였고, 반드시 린스까지 해야 이사람 머리는 감았네 느낄정도였다. 얼굴도 세수하고 나면 못먹은 사람처럼 하얗게 일어나니까 로숀도 필요하고....


한국산! 프랑스산 좋다는 화장품 절대 말 듣지 않는다...
인도에서 파는 히말라야라는 브랜드 화장품, 세면용품이 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물론 인도 물가수준으론 비쌌다) 오르게닉이라 얼굴에 잘 스며들기도 하고 참 좋았다.

이때 요긴하게 쓰고선 한국에서 쓰려고 찾아봤더니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아무리 직수입이라 해도 그렇지 양심에 x난 사람들 같으니;;
인도에선 맨날 1+1이었다구.....

또 이야기가 샜는데, 인도여행 필수품!! 화장품, 세안제,로숀 등등....
한국꺼 말고 현지꺼.....

결국 반나절동안 빠하르간지를 빨빨대고 돌아댕겼다.
이때까지는 라시는 먹지 않았고, 가판에 파는 라임주스를 주로 먹었다.
이상하게 신게 막땡겨서~~


요즘 잘 안보이던 호랑이연고도 한트럭이다.
이것만한 만병통치약 없으니, 하나 사두고....


일기장으로 쓸 투박하지만 "나 마데인 인디아"라고 말하고 있는듯한 정감어린 노트도 하나
사두었다.
나보다 미리 입대한 녀석들과 친구들한테 보낼 편지지도 좀 사고....


예쁘긴한데 짐만 될것 같던 장식품들......구경만 한다.


시차적응 덜되서 머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퍼서 릭샤좀 타고 싶었는데 자꾸 사기칠라고해서 그냥 걸어다녔을 뿐이고 금방 저녁...


저녁도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람이 더 많고 소들이 더 많았을뿐이지.....


그러고보니 버스안 동물이란 주제로 포스팅 하려했는데, 오랜만에 사진들 보니까 첫날 울컥했던 감정들이 쏟아나오는 것만 같다.

하나둘 버리기 아까워서...ㅋㅋ

여기서 동물1은 나였고, 동물2가 되신 이분이다.


오토릭샤에서 활짝 웃고 계신 이 누님....
학원 아는 누님의 친구였던 기막혔던 인연인데 이분도 참 여행이 꼬였다.
나는 숙소를 걍 여행자득실거리는 빠하르간지에서 묵었는데, 이분은 비행기에서 만난 다른분들따라 좀 먼곳에 잡았다고 했다.

혹시라도 가신다면 저 업체는 피하시길...로얄 OO 빼밀리 하우스...
구경 갔을때 시설은 정말 한국 아파트 보다 좋았는데, 좀 너무 먼.... 데려다줄땐 기사가 테워다 줬는데, 집에 올때는 버스타고 오랬다고 참 힘들었겠었어.....

여자 혼잔데 그냥 빠이빠이 하고 집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데려다 준다고 했는데, 거기서부터 문제가....

(c) 바로 요버스...색깔만 다르고 똑같네...


일단 버스 스탠드가 있는 뉴델리 역 앞에가서 버스를 잡으려했다.
버스가 엄청 안서기도 하고 잡아타는것도 어려웠다. 사람들도 엄청 많이 타있고....
이 누나, 겁없이 잡아서 자리잡고 이리오라고 손짓까지....

이때부터 주변 인도애들이 웅성대기 시작하는데, 앞에 앉은 인도인 남매가 말을 걸어왔다.

"니네 어느 나라얘들이니?"
"한국"

뭐 심플하게 대답을 해줬는데, 다음은..

"노래 한번 해봐"
"......"
"......"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마당에,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노래까지 시킴을 당하다니...

머뭇거리자 이 여자애가 타이타닉 주제가를 불렀다. 썩 잘부르는 솜씨는 아닌데, 나쁘지도 않고...주변 인도인들에게 더더욱 집중을 당했다. 박수치고 손짓하면서....
결국 누나가 언젠가는을 불러줬고, 나는 S.E.S.의 너를 사랑해 몇소절을 불러줬다.

손발이 오글오글....

영어도 아니고 힌두어도 아니고...못알아들었겠지만, 완전 파티분위기다. 손흔들고 너는 내 친구니 하면서 계속 말걸어오고..... 근데 언제 내리는 지도 모르고....."

결국 노래시켰던 남매가 누나가 들고 있던 주소랑 약도로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릭샤 한대를 잡았다.

(c) woongs.net


보통 사이클릭샤 한대에 2명정도가 타는데, 다큰 성인 네명이 꾸역꾸역 앉았다. 앞뒤로 매달려서...땀흘리는 릭샤왈라한테 미안할 지경...

한참을 달려 도착. 왈라가 30루피를 달라고 한다. 누나가 내줄려하자 인도남매는 삿대질과 힌두어지만 의미를 대충 짐작할만한 강한 어조로 대꾸했다.
결국 지불한건 5루피..인도인가격이 이런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누나는 이런애들한테 걍 보내면 안댄다면서 선물줄거 찾아보라고 한다.
잃어버릴까바 사진기도 안들고 나왔는데.......하이테크 펜 한자루 수첩하나가 다였다.
그 누님은 그자리에서 여자애랑 하얀 나이키 신발을 바꿔신었다. 여자애는 엄청 미안해했는데 기뻐하는게 눈에 훤했다.
난 걍 펜하나를 건냈다. "디스펜 이스 마데인 재팬, 잇츠 익스펜시스 인 코리아..."
일단 주고 나니 맘은 편했다. 여기서 얘들한텐 빠빠이해주고 여행잘하라고 말해줬다.

숙소에 도착하니 사람들은 다 와서 쉬고 있고, 어디갔었냐는 말만 되풀이한다.
거실에 있어서 내용은 모르겠고, 숙소 옮긴다고 누나가 나오고 있었다는....
한국인 주인장은 미안했는지 운전기사 붙여서 빠하르간지까지 태워줬다.


잘 마무리 되긴했지만, 버스안에서 원숭이된 기분은 그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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